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제1회 해외석학 초청강좌를 25일 오전 서울 종로 학술원 사무실에서 개최했다. 일본 동경신학대학 총장인 곤도 카즈히코 박사가 강사로 나섰다.

‘일본교회 영성의 위기와 극복’을 주제로 발표한 곤도 박사는 “전후 일본교회는 몇 번씩이나 영성의 위기를 맞았다”며 일본교회 영성의 6가지 위기를 설명했다.

▲오른쪽부터 김영한 박사, 차영배 박사, 이날 발제한 곤도 총장. ⓒ기독교학술원 제공

첫번째 위기에 대해 곤도 박사는 “마르크스주의의 신좌익적인 사회주의 사상으로 말미암은 위기가 있었다”며 “당시 일본교회는 체질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리나 일본교회는 교회의 진정한 사회적 책임이 사회활동이라기보다 오히려 복음전도에 있음을 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곤도 박사가 언급한 두 번째 위기는 “성례전의 혼란”이었다. 그는 “성례전에 대한 얄팍한 이해 때문에 생겨난 혼란이 지금도 화를 부르고 있다”며 “최근 20년 동안 일본교회에서는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찬을 허락하는 목사나 교회가 있었다. 일본교회는 지금 이 문제를 둘러싸고 커다란 논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위기는 “1970년대 이후에 나타난 교회의 세속화 경향”이다. 곤도 박사는 “이러한 현상은 기독교학교나 여러 기독교 관련 시설에서 기독교적 성격이 약화된 것으로부터 발견된다”며 “특히 기독교학교들이 신앙을 가진 교사나 직원을 채용해 그 설립이념을 구현하려 하기보다 그것을 흐리게 해서라도 재정적 자립성을 키우는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 번째 위기에 대해 곤도 박사는 “지금 일본사회는 심각한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으며, 교회는 그 이상으로 급속한 고령화에 빠져들고 있다”며 “그만큼 젊은 세대가 교회에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신앙에만 만족한 나머지 가족에 대한 전도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곤도 박사는 다섯 번째 위기가 “전도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동경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전도헌신자들의 숫자가 최근 계속해서 줄어들어 10년 전에 비해 4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본교회가 겪고 있는 마지막 위기에 대해 곤도 박사는 헌금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일본교회에도 물론 헌금을 즐겨하는 성도들이 있지만 한국교회에 비하면 그 수가 매우 적다”며 “이 문제 역시 전도헌신자 수의 감소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곤도 박사는 “이처럼 일본교회의 영성은 위기와 쇠퇴 속에 있다. 하나님의 긍휼에 소망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지난 40년 동안 전도에 매진하며 교회형성을 위해 섬겨온 전도자들이 있다. 그들은 일본교회의 세속화와 다원주의화, 신사참배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국가적 교육정책 및 인구 고령화 속에서도 복음을 전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성경의 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새롭게 해석해 사회에 전하는 것”이라며 “이로부터 그리스도의 소유가 된 그리스도의 영성이 새롭게 자라게 될 것이다. 기도를 회복하고 성경을 가까이 하며 말씀의 인도하심을 받아 교회를 섬기고, 이를 위해 신학을 한다면 일본교회는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