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일본에선

일본, ‘강경 보수’에서 ‘중도’로

이경숙 0 4,830
일본, ‘강경 보수’에서 ‘중도’로… 대북정책 유연해질 듯 아베 新보수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권 탄생
    無黨派·일부 민주당 지지층 흡수… 지지율 57%로
    “오른쪽에 가 있던 시계추가 중간으로 되돌아왔다.”

26일 출범한 일본의 후쿠다(福田康夫) 내각을 ‘시계추 이론’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고이즈미·아베 정권에서 ‘강경 보수’ ‘우파’ 일변도로 치닫던 일본 정치 흐름이 후쿠다 내각 출범으로 ‘중도’로 돌아오게 됐다는 의미다. 후쿠다 내각에 대해선 내년 봄으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까지의 ‘선거관리내각’ ‘단명(短命)정권’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25~26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57%로 나타났다. 역대 5위의 높은 지지율이다. ‘안심과 희망’을 전면에 내세운 후쿠다 총리가 ‘장기 정권’을 시야에 넣고 정국 운영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에선 지난 7월 이후 민주당에 역전된 자민당 지지율이 다시 1위(32%)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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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6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신임 총리(가운데)가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내각 각료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후유시바 데쓰조 국토교통상, 후쿠다 총리, 누카가 후쿠시로 재무상, 와카바야시 마사토시 농수상. /AP연합뉴스

  • ◆‘아베 반작용’에 따른 높은 지지율

    후쿠다 정권은 전임 아베 정권에 대한 반작용으로 탄생한 정권이다. 우파 세력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출범한 아베 내각은 헌법개정 등 이념적 구호만 강조했을 뿐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등한시하다 좌절했다. 아베의 신(新)보수주의 노선은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았다. 그동안 자민당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당내의 ‘의사(擬似) 정권교체’를 통해 정권을 연장해왔다.

    모리 총리 시절 자민당 정치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하자 고이즈미라는 ‘이단아’를 내세웠고, 아베 정권이 지리멸렬 상태에 빠지자 아베와 정반대인 ‘후쿠다 카드’를 내밀어 위기국면을 돌파하는 방식이다.

    ‘고이즈미 카드’에 이어 ‘후쿠다 카드’도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후쿠다 내각 지지자의 58%는 지지 이유를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아베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해선 안된다’고 응답한 비율도 58%였다. 아베 정권이 놓쳐버린 ‘무당파층’과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다시 ‘후쿠다 지지’로 돌아선 것이다. 아베 전 총리가 드러낸 불안한 정권 운영과 리더십 부족에 대한 반작용으로 안정적인 지도자를 찾는 흐름이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후쿠다 내각의 앞날은 험난하다. ‘참의원 여소야대(與小野大)’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참의원을 장악해 정권 교체를 노리는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도 뻔하다. 후쿠다 정권은 자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회복돼 정권 유지의 전망이 밝은 시점을 골라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시점인 내년 3월쯤 ‘여야 합의하의 중의원 해산·총선실시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나, 아사히(朝日) 신문은 26일 사설에서 내년 1월 예산안 통과 전 총선 실시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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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 유화노선으로 변화할 듯

    아베식 국가주의는 당분간 숨을 죽일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총리는 ‘국민이 반발해도 대미 우호관계만큼은 유지한다’는 전후 외교 원칙의 성실한 추진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가 일·북 관계다.

    아베 정권은 올 들어 부시 정권이 ‘대북 유화노선’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납치문제에 집착해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후쿠다는 ‘대화와 압력’이라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에서, ‘압력’보다는 ‘대화’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 소속 파벌에 대북강경파 인물이 많고, 총재 경선에서 기존의 대북강경책을 주장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간사장이 선전(善戰)한 것이 대북 정책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후쿠다 정권은 역사문제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주변국과 그동안 마찰을 빚어왔던 사안에 대해선 가급적 충돌을 피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총리 취임이 남긴 기록들

    ― 일본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 탄생

    부친 후쿠다 다케오가 1976~1978년 총리 재직.

    ― 군마(群馬)현, 2차대전 후 총리 최다(4명) 배출 현으로 등극
    후쿠다 부자, 나카소네 야스히로, 오부치 게이조. 2위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출신지인 야마구치현(3명).

    ― 현행 헌법 시행(1947년) 후 세 번째 고령(71세) 총리
    이시바시 단잔, 미야자키 기이치 전 총리가 72세로 공동 1위. 후쿠다 부친도 취임 당시 71세.

    ― 9번 연속 사립대 출신 총리 탄생
    조지(上智)대 출신인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 이후 와세다(早稻田)대 출신인 후쿠다까지. 국립대 출신은 1991년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도쿄대)가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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