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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와 조던이 황제인 이유

이경숙 0 3,107
그날 타이거 우즈는 오전 3시45분에 일어났다. 알람 시계는 4시45분에 맞춰져 있었다. 티(Tee) 타임은 7시45분. 눈을 뜬 시간이 평소와 달랐다. 경기보다 세 시간 일찍 일어나는 우즈에게 이날 경기는 그만큼 중요했다.

일찍 일어난 우즈는 평소와 달랐지만, 경기 결과는 평소와 똑같았다. 그는 그날 최경주와 헨리크 스텐손을 차례로 꺾고 그 다음날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2월 25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렸던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때의 얘기다. 국내 골프 팬의 관심이 ‘골프 황제’ 우즈와 최경주의 맞대결에 쏠렸던 그날이었다.

그날 우즈는 최경주에게 어렵지 않게 이겼고, 지난해 그 대회 챔피언이었던 스텐손을 2홀 차로 따돌렸다. 골프의 절대지존. 그래서 ‘황제’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우즈다.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고 있는 그다.

그런 그가 알람 시계보다 일찍 일어나 경기를 준비했으니 상대가 아무리 날카로운 칼을 갖고 있어도 찌르기 힘들었을 터다. 우즈는 이튿날 결승전에서도 스튜어트 싱크를 쉽게 이기고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했다.

알람 시계도 울리기 한 시간 전에 황제의 눈을 뜨게 한 것이 그날의 승부욕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골프 자체에 대한 존중(respect), 프로 선수로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경외감 같은 거라고 본다. 상대를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 마음만으로 최고를 인정받고 위치를 지킬 순 없다.

최고의 위치를 지키고 그것보다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 경기를 존중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동반되어야 한다. 마이클 조던이 그랬다(그는 은퇴 뒤 “나는 선수 시절 9000번 이상 슛을 놓쳤고, 거의 300번의 경기에서 졌으며 26번이나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슛을 실패했다”고 말했다).

우즈나 조던 같은 황제가 더 많이 뛰고, 더 일찍 일어나 경기를 준비하는 건 그 경기에서 상대를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다 한 단계 위의 무엇, 그것이 그들과 함께한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런 신성한 마음과 노력이 그들을 황제로 만들고, 그 종목과 리그의 품위를 높였다고 본다.

이쯤에서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자. 국내 프로야구 얘기다. 제8구단의 구조조정, 연봉 삭감과 관련해 “아들에게 야구를 시키고 있는 게 후회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선수가 있다. 감정이 격해졌겠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폄훼가 아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만 생각했다면 쉽게 하기 어려운 말이었을 것 같다.

프로 초년병 시절 야구를 하고 싶다며 군 입대까지 기피한 그다. 그처럼 절실하게 야구를 했고 통산 100승 넘게 올렸으며 그 결과 윤택한 삶을 얻었다.

그런 그가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깎아 내리는 말을 한 건 우즈의 행동과 비교해볼 때 대조적이다.
제8구단의 등장으로 프로야구는 신앙처럼 여긴 8개 구단 리그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그 대가로 ‘가치 하락’ ‘품위 격하’를 피하지 못한 것 같다. 더 불행한 건 2008 시즌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점이다. 모두 3시45분에 일어나도 힘들 판이다.

이태일 네이버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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