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이 서툴러 늘 배가 고픈 늑대 한 마리가 마을 쪽으로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운좋게도 두 마리의 어린양이 딸린 어미양을 만났습니다. "양 아주머니, 잘 만났습니다. 내가 워낙 배가 고파서 당신을 그냥 보내줄 수 없으니 각오하시우." "정말 어쩔 도리가 없군요. 그렇지만 죽기 전에 기도나 한번 하게 해 주세요." "그야 어렵지 않지. 조금만 참으면 되니까. 하지만 기도가 끝나면 바로 먹어 치울거야." 엄마양과 어린양은 길가에 세워 둔 십자가 아래로 가서 가장 슬픈 목소리로 '매애애애' 울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멀리 떨어져 있던 목동이 그 소리를 듣고 양들에게 위험한 일이 생긴 줄 알고 급히 달려왔고, 늑대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허태수, 흙으로 된 몸이 풀어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