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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속에 오직 사랑만이 가득 차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애들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네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네 속에는 두려움과 미움과 시기심 따위 이른바 부정적 정서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싫어하거나 없애려 하지 마라. 헛된 수고다."
"그럼 그것들을 그냥 둡니까?"
"그게 뭐 좋다고 그냥 두느냐?"
"그럼, 어떻게 합니까?"
"가시나무도 아궁이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불꽃으로 피어나 밥도 짓고 구들을 덥히기도 한다."
"아하, 그것들을 사랑의 땔감으로 쓰라는 말씀이군요?"
"네 재주로는 그렇게 못한다."
"그럼 어쩌지요?"
"그래서 세상 끝날까지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됐다, 이제 그만 다른 얘기로 넘어가자" ⓒ이현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