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저녁 내 아내가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 데 우리의 어린 아들이 부엌으로 와서 엄마에게 자기가 쓴 글을 내밀었다. 아내는 앞치마에 손을 닦은 다음에 그것을 읽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이번 주에 내 방 청소한 값 1,000원 ◎ 가게에 엄마 심부름 다녀온 값 500원 ◎ 엄마가 시장간 사이에 동생 봐준 값 500원 ◎ 쓰레게 내다 버린 값 1,000원 ◎ 숙제를 잘한 값 5,000원 ◎ 마당 청소하고 빗자루질 한 값 2,000원 ◎ 전부 합쳐서 10,000원
아내는 기대에 차서 바라보는 아들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나는 아내의 머리 속에 어떤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지 알 수 있었다. 이윽고 아내는 연필을 가져와 아들이 쓴 종이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 너를 내 뱃속에 열 달 동안 데리고 다닌 값 무료 ◎ 네가 아플 때 밤을 세워가며 간호하고 널 위해 기도한 값 무료 ◎ 너 때문에 여러해 동안 힘들어하고 눈물 흘린 값 전부무료
◎ 이 모든 것 말고도 너에 대한 엄마의 진정한 사랑도 무료 ◎ 장난감, 음식, 옷 그리고 심지어 네 코를 풀어준 것까지도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