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복의쉼터

찐빵 아줌마

이경숙 0 4,019
열 평도 채 되지 않은 듯싶은 동네가게입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작은 가게가 내 눈데 띈 것은 '찐빵'이라는 빨간 글씨의 간판때문입니다.
「막 쪄낸 찐빵」이라는 제목의 책 덕분에 '찐빵'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지난 17년간의 개인적 이력이 찐빵이라는 단어와 각별해졌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달릴 때에도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서나 찐빵이라는 간판은 맨 먼저 들어옵니다.
그러니 하물며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있는 동제 찐빵 가게에 이르러서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그런데 동네의 작은 찐빵 가게가 동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진자 이유가 따로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찐빵 아줌마의 '하루 종일 버전 콧노래 찬송'때문입니다.

아줌마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같은 호사르 꿈꿀 처지가 못 되었기 때문에 여름철이면 화덕의 불기운 탓에 찜통처럼 더울 터이지만 그에 아랑곳없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하루 종일 콧노래 찬송을 즐겁게 불렀습니다.
내가 찐빵 가게의 단골이 된 게 바로 그 아줌마의 찬송 소리 덕분임을 고백해야겠습니다.
찬송 중에서도 특히 내가 좋아하는 40장을 즐겨 부르신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나는 이 찬송을 부를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감동의 전율을 느끼며 눈물을 찔끔 흘리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찐빵 가게에서 뜻하지 않게 라이브 콧노래로 이 찬송을 들었으니 그 반가움이 어떠했을지 내심 짐작하리라 믿습니다.

하루 종일 즐겁게 찬송을 부르며 찐빵을 쪄 내시는 아줌마의 얼굴은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인생 그 자체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찐빵 아줌마가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을 잃어 의족에 의존한 채 살아간다는 얘기, 그 사고로 남편마저 떠나보내고 딸과 함께 찐빵 가게를 꾸려 간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내가 이 동네의 주민이 된 지 반년도 더 지난 후의 일입니다.

이 만재 / 카피라이터, 「소금 되어 만납시다 」의 저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5 찻사발에 담긴 예수 이경숙 11.22 4129
54 *5가지 사랑의 언어란? 이경숙 12.01 4097
53 오해와 자존심 이경숙 12.03 3909
52 오직 예수 이경숙 12.05 3941
51 독을 깨! 이경숙 12.10 4133
50 천 개의 거울 이경숙 12.11 4002
49 비움 이경숙 12.12 3890
48 영혼의 친구 이경숙 12.13 4106
47 풍요롭고 행복한 삶의 비결 이경숙 12.14 4022
46 전념하라..그리고 지금 시작하라 이경숙 01.06 3990
45 인생에 연습은 없습니다 이경숙 01.08 3992
44 임종을 앞둔 분들을 위한 전도 전략 이경숙 01.12 4074
43 똑똑한 김부장 왜 승진에선 물먹나? 이경숙 01.12 4367
42 자만심을 고치지 못하면... 이경숙 01.14 4099
41 용서의 힘은 무섭다 이경숙 01.29 4068
40 축복하라 이경숙 01.30 3908
39 성도의 거룩한 교제 이경숙 02.01 3932
38 "괜찮아, 괜찮아" 이경숙 02.03 4166
37 깨어짐 이경숙 02.05 4091
36 12억 까먹고 호떡장사로 다시 선 김민영 씨 이경숙 02.09 4985
35 어디로 가십니까? 이경숙 02.18 4113
34 하나님의 사랑 이경숙 02.23 3965
33 우리에게는 세 가지 눈이 필요합니다. 이경숙 02.25 4146
32 윤남진목사님을 주님의 품으로 떠나 보내며 이경숙 03.26 4125
영혼의 양식
주님의 말씀을 묵상
DETAIL VIEW
Schedule
이번달 교회행사 안내
DETAIL VIEW
찾아오시는길
고베성복교회입니다.
DETAIL VIEW
예배안내
  • 주일예배1부 - 오전11시
  • 주일예배2부 - 오후2시
  • 주일중고등부예배 - 오후3시30분
  • 주일어린이예배 - 오전10시
  • 수요예배 - 오후2시
  • 금요심야기도회 - 오후9시
  • 새벽기도회 - 오전5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