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남진 목사님를 주님의 품으로 떠나 보내며...
유가족 대표의 헌사 및 인사말
너무나 커다란 그의 빈자리가 그의 존재와 그의 사역을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 곳곳 구석 구석마다 그의 투박하고 두꺼비 같은 손길이 안닿은 곳이 없슴을 발견합니다. 그는 항상 중급품보다 한 단계 낮은 물건을 구입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항상 만족했습니다. 그 중급품에 그의 투박한 손길이 가미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윤선교사님 가족이 사용하는 5층 화장실 문에는 그의 아내 이경숙이 읽으라고 손수 써서 코팅해 만들어 붙인 촌스런 글귀가 있었습니다. <대로는 하나님께서 동행하시는 성도의 축복의 길입니다. 들린대로 행하리라 항상 기도하자, 행한대로 갚으리라 상급받자, 심은대로 거두리다 축복받자, 믿음대로 되자 해결 받자... 하나님께서 두고 보시기에도 아까운 이경숙 사모님>. 그의 아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흔적들입니다.
제가 듣기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일체의 불필요한 외부출입을 자제하면서 진짜 목사가 되기 위해, 참 목회를 실현하기 위해 몸부림쳤다고 거의 아내가 저에게 어젯밤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고베 성복교회의 교우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음을 저는 발견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좀 더 온전히 알고 좀 더 친밀히 그 분과 교제하고자 며칠전 저에게 영성수련에 대한 문의를 해 왔습니다. 그는 3-4월 중으로 기도의 시간을 갖으려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순절을 지내면서 평소에 좀체로 잘 시도하지 않았던 5일 금식기도를 작정하고 금식기도를 시작한 첫날 저녁에 그 분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그의 교우들은 한결같이 <우리가 지금까지 윤목사님의 섬김만을 받아오다 이제 그 분을 섬기도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는 피와 땀을 쏟아 순교의 삶을 살아오다 이제 그 분의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저는 이제껏 장례식을 치르는 와중에, 교우들이 이런 분위기로 이처럼 일치단결하여 섬기는 것을 본 일이 없습니다. 그는 이제 부활하여 교우들의 존재와 삶 속에 일부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윤선교사님을 통해서 복음과 진리를 하나의 상식으로 계시하셨습니다. 마치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그의 삶은 오늘 그를 주님의 품으로 보내고 있는 그의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전체 교유들의 삶 속에 온전히 살아 부활하고 있음을 저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의 전존재와 삶 자체가 지금 살아 있는 복음이 되어 우리 모두는 그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의 선교사역의 완결로서 순교하였습니다. 그의 순교는 남아 있는 우리 모두에게 부활의 메시지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실상 10년 내내, 매일 맹일 순교했던 것입니다. 순교란 어느 시점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에 그는 <이제야 목회를 좀 알 것 같다>고 아내에게 고백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미 자신의 순교 속에서 영적 부활의 의미를 맛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장례기간 동안 좀체로 발견하기 쉽지 않은 교유들의 따뜻한 배려와 자상함 그리고 자발적 봉사에서 예수님과 그 분의 살아 역사하시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제 안에 내주해 계신 성령께서 교우들의 사려 깊은 배려와 섬김 하나 하나에 기뻐하고 계심을 여러분들께 증언 해 올립니다.
저는 그의 자녀들에게 <너희의 아빠는 매우 훌륭한 분이셨다>라고 증언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이미 그 분의 할 일을 모두 마치고 돌아 가셨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번 장례의 모든 과정이야말로 살아 있는 복음의 현장이며 진리가 진리로 드러나는 사랑의 공동체를 경험하는 기회였으며 복음이 복음되는 것을 맛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노라고 정리하고자 합니다. 좋은 목사님을 만나고 좋은 성도님들을 섬겼던 고베 성복교회 위에 그 가정들 위에 주님의 자비와 사랑의 은혜가 영원하시길 염원합니다.
금방 살아나서 환한 모습으로 설교 단상에 올라 설것만 같은 그의 친밀한 모습을 회상하면서... 유가족을 대표하여 교우 여러분들과 동역자 여러분들의 깊은 우정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2008년 3월 13일, 목요일, 윤남진 선교사의 처남이자 이경숙 사모의 동생 이원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