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런 모습 이해할 수 없어요.

아버지 이런 모습 이해할 수 없어요.

남녀 고등학생(17세~19세) 550명에게 아버지(혹은 아버지 세대의 남자 어른)의 생각이나 행동 중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해보니 성별간 차이도 엿보이는군요.
남학생들은 주로 아버지를 직접 부딪치고 겪어야 할 상대로 생각하여 자신과의 관계에 비판의 중점을 두고 있는가 하면, 여학생들은 주로 한 걸음 떨어져서 관찰하고 평가하는 입장으로, 사회나 타인들 속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비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설문 결과를 주된 아홉 가지 내용으로 분류하여 정리하였습니다.
기타 의견 중 평생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점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은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사랑이 공존하는 자식들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대화 사절, 독불장군이 따로 있나요
어떤 일이건 자기주장을 새운 다음엔 끝까지 밀고 나간다.
아버지의 잘못을 이야기하면 들은 척도 안 하고 욕부터 한다.
아버지가 야단치고 있을 때 한마디만 해도 벌써 대든다며 싹수가 노랗다고 한다.
분명히 아닌 것을 끝까지 우기고 내 생각은 존중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일도 상의하지 않는다.
운전 중 길을 몰라도 비싼 돈 주고 산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길을 묻지도 않는다.
결국 짜증만 내다가 목적지에 늦게 도착한다.
자신의 취미를 강요한다. 공유할 수 있는 정서, 감정, 대화거리가 없다.

언행불일치, 말 좀 뒤집지 마세요
다른 건 필요 없고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더니 지금은 공부만 하라고 한다.
휴대폰 요금을 정액제로 해달라면 쓰고 싶은 만큼 쓰라고 하시면서 요금이 많이 나오면 꾸중을 한다.
재작년 목표는 금연, 작년 목표도 금연, 올해 목표도 금연. 학창시절 공부를 잘 하셨다기에 모르는 것이 있어 물어보면 꼭 어머니에게 물어보라며 말을 돌리신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될 걸, 왜 화를 내시는지.
처음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땐 내 맘대로 하라더니 일주일 후 내일부터 한다니까 하지 말라고 신경질을 낸다.
집안 사정이 힘들다면서 살 건 다 산다.

생활방식 강요, 사사건건 간섭하지 마세요
밴드부 연습 때문에 9시 정도에만 들어가도 늦게 들어온다고 화를 낸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이어서 열심히 하는 건데 못하게 한다.
머리는 짧게 깎아야 된다고 잔소리를 하신다.
무조건 귀두컷을 강요한다.
남자친구는 스무 살 때나 사귀라고 한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통금시간이 있다.
유행을 이해하지 못하신다.
앞머리 만들면 무조건 공부 포기했다고 생각한다.
게임 좀 했다고 중독이라고 한다.
특정 친구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한다.
TV를 30분밖에 안 봤는데 하루 종일 본다면서 뭐라고 한다.
아빠 어릴 적엔 소여물 먹이고 꼴 베러 다니면서 공부했어도 너보다 잘했다고 하신다. 거짓말 같다고 하면 화를 낸다.

술이 웬수,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 걸요 
약주를 드시면 끝까지 가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끝까지 갔을 때엔 아무도 못 말린다.
술을 많이 드시면 잠자는 나를 깨워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주 짜증나고 싫다.
왜 술만 마시면 라면을 끓이라는 건지.
기껏 끓여오면 자고 있고.
라면을 버리기 아까워 먹다 보니 불어난 살에 한숨만 나온다.
술을 먹으면 말이 많아진다.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을 안 하고 술기운을 빌려 쌓였던 걸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 같다. 또 화풀이로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부순다.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술 드신 후 인생에 관해 한 시간 이상 이야기한다.
술 마시고 기분 좋아서 용돈 듬뿍 주시고선 아침에 다시 뺏어간다.
거리에서 술 취한 아저씨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비 거는 걸 보게 되는데, 그 아저씨들의 자녀가 그 사실을 알면 창피할 것 같다.
술 많이 드시고는 아이고 힘들다 하실 때. 힘든데 왜 드시는지.

감정이 없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항상 무뚝뚝하다. 밥 먹고 있는데 빨리 공부하라고 화낸다.
전화하면 화부터 낸다.
길을 걸을 때 혼자 막 앞서 가신다.
난 허겁지겁 뒤따라간다.
화가 나면 손찌검부터 한다.
TV에 가까이만 가도 뭔가를 던지려고 한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면 재미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한다.

어머니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내가 어떤 잘못을 했을 때 어머니를 혼내는 행동. 모든 일을 어머니에게 떠넘긴다.
엄마랑 싸울 때 욕하고 때리려고 하는 것. 엄마와 싸우고 나서 한 번도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외갓집에 갔다 오면 소리를 지른다.
내가 같이 가면 특히 더 그런다.
엄마가 요리를 못했다고 뭐라고 하는 것.

잘못된 통념과 편견에 갇혀 있어요
여자가 운전을 잘 못하면 화내고 욕한다.
집안일은 다 여자가 하는 거라고 말씀하시며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같은 학교 동문이라면 갑자기 친해지려 하고 선거 땐 유력한 후보에게 투표한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만 친구로 사귀라는 말씀. 불필요한 허례허식을 중시한다.

나를 좀 믿어보세요
나더러 매일 정신 상태가 썩었다는데 그다지 썩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많이 한다.
걸핏하면 누나 반 좀 닮아라,
어떻게 동생보다 못하냐고 한다.
전화를 한 시간마다 걸어서 확인하고 휴대폰도 걸핏하면 뺏는다.
공부하고 있는데 공부하라고 한다.
몰래 방에 들어와 내가 공부하는지 엿본다.
집에 늦게 들어오면 무조건 여자 만나고 왔느냐고 한다.
어디 갔다 왔느냐, 왜 이렇게 늦었느냐, 뭐 하다 왔느냐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 방으로 들어가면 화났느냐, 삐졌느냐 놀리며 웃는다.

다른 사람의 눈도 좀 생각해주세요
속옷만 입고 화장실에서 나오는 모습.
지하철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신문을 넓게 펴서 보는 것.
괜히 카악 하고 가래침을 나무 밑에다 뱉는 것.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는 것. 아저씨라고 해서 너무 지저분하고 너저분하게 입고 다니는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흡연 습관.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전화통화 하고 심지어 싸울 때.

출처 - 월간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