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우울증 |
어느 아내가 보내온 편지인데요. 그 아내의 남편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만사를 귀찮아하면서 아내와 자녀들이 말을 건네면 “나 좀 가만 내버려둬! 알았어?” 이렇게 신경질을 낸다는 것입니다. 그렇게도 자상하고 친절했던 아빠였는데 이젠 집안일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창밖을 내다보거나 아니면 초점 잃은 눈으로 TV만 봅니다. 한마디로 우울증을 안고 있는 전형적인 중년 남성의 모습이지요. 그에게 요즘 어떠시냐고 물어보면, 사는 게 지겹다고 대답합니다. 한마디로 인생의 목표와 젊었을 때 품었던 그 원대한 꿈이 다 사라져 버린 겁니다. 남자는 인생이 짧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자신이 늙어가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약해지는 것을 느낄 때, 그리고 주변에는 진정으로 대화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외로움을 느낄 때 쉽게 우울증에 빠져들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이 별로 없다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도 또 다른 우울증의 원인이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잘 아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는 남의 일 같기만 하던 죽음이 바로 자기에게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우울증은 그 깊이를 더해 갑니다. 그래서 그 공허한 부분을 술로 채우려 하지요. 그러나 술은 문제로부터 벗어나게 하기는커녕 점점 더 그 상처를 키웁니다. 이 같은 마음의 상처가 낮은 자존감, 연민, 분노, 고집, 불안, 질투와 같은 비뚤어진 감정을 자아내지요. 그렇다면 이 같은 우울증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먼저 이 우울증이 나의 낮은 자존감과 완벽주의와 같은 마음의 상처가 남긴 부산물임을 인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모든 상처는 이기심이라는 죄 때문에 생겨났음도 인정해야 합니다. 결국 인생의 온갖 고통이 나의 죄로부터 온 것임을 깨닫는 겸손함과 지혜를 얻게 될 때 그 때부터 그 지긋지긋한 우울증의 치유가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