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의 시간표 속에서
스토미 오마샨의 자서전인 『스토미』를 통해 내게 상처를 준 과거의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학대와 욕설 속에서 정신적으로 황폐한 삶을 살았던 스토미의 어린 시절은 가정불화로 불안한 나날을 보낸 나와 너무도 비슷했다.
아버지께 수많은 폭행과 폭언을 당했던 나….
한 번은 아버지가 던진 젓가락이 귀에 꽂히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항상 술에 취해 계셨고 구타를 심하게 하셨기에 가족들은 아버지가 오시면 뿔뿔이 흩어져 숨어야했다.
내게는 항상 숨을 곳이 필요해 안식처를 갈망했지만, 가정이란 곧 ‘지옥’이었기에, 결혼이라는 것은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자상하고 성실한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그와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아 결혼을 결정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결혼 초의 힘든 경제사정 때문에 간호조무사로부터 식당 서빙, 파출부, 영업외판원, 공공근로 등 많은 일을 해야 했고,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점차 악화되어 집안에는 항상 냉기가 흘렀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나는 점점 현실을 도피했다.
차라리 혼자 살고 싶어졌다.
길을 걸으면서 “하나님, 당신은 살아계십니까? 살아계신다면 저를 좀 도와주세요!”라고 울부짖었다.
하나님의 섭리의 시간표 속에 있었던 것일까… 병원 근무 중 과장님의 전도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근무 중 일터에서 들었던 강안삼 장로님의 메시지는 늘 우리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적인 현상들을 터치해주었다.
성령님께서는 내 입술에 지퍼를 채우심으로 오직 예수님을 섬기듯 시어머니와 남편을 섬기는 일만 행하게 하셨다.
그 결과 남편은 작은 개척교회에서 물질과 차량으로 섬기는 집사님이 되었고, 시어머님도 전도되셨다.
남편의 회심이 있은 후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정에 6대 독자를 선물로 주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지난 10년 동안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남편을 무시해온 사실을 깊이 회개하게 하셨다.
그리고 14년 전, 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 비전을 묻는 내 질문에 남편은 ‘아크릴 가공공장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었다.
나는 그것을 까맣게 잊고 살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65평의 큰 공장을 주셨다.
오직 하나님만이 행하실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손길을 친히 보여주셨다.
이렇게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내 모습 속에서 주변의 가족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왔다.
지금도 순간순간 알 수 없는 공허감이 밀려오는 이유는 아직까지 내 안에 있는 분노 때문이라는 것을 하나님께서 알게 하셨다.
그리고 그것을 다 주님께 토해내야 한다는 것까지도. 지금까지 일해오신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