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학연수의 허와 실

일본 어학연수의 허와 실

어학연수 전에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해외 유학에 앞서 걱정되는 것이 언어이다. 한국에서 어학 코스를 마치고 가도 현지언어로 수업을 듣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 유학생의 경우 미리 6개월 코스, 1년 코스를 받고 입학을 하는데 어학코스를 선정할 때 몇 가지 반드시 사전에 점검을 해야 한다. 어학 실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 마다 각각의 장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부설로 하는 코스가 학원보다는 훨씬 낫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의 어학원이 대부분 오전, 오후로 나누어 강의를 한다. 종일 반도 있지만 반나절만 공부를 하고 남는 시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여 학비나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학생들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어학 코스를 다니는 것이 학생들의 현실이다.

여기에 어학 공부의 함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학연수를 갈 경우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현지 대학을 가기 위한 사람과 한국에서는 특별히 앞 날이 안 보이니 현지에서 어학 공부를 하면서 진로를 찾아보자 하는 사람 이렇게 나뉘어 지는 것 같다.

대학 진학을 위한 사람들은 목표가 진학이기 때문에 아마도 금전적인 문제보다는 어학을 우선으로 열심히 한다. 그러나 우선 일본에 와서 진로를 찾으려는 사람은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공부보다는 일거리 찾기에 바쁜 것 같아 보인다. 이들은 사정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 모여 술자리를 만들고, 아르바이트 정보를 교환하고 또 진로를 협의한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공부보다는 좌절과 함께 귀국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이는 목적이 한가지로 뚜렷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 문제는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보다 심각하다. 여자들은 자기 특기를 심플하게 잡는 반면에 남자들은 포부가 높기 때문에 늘 불안해 한다. 따라서 현지에서 방황을 하지 않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어학연수를 떠나야 한다..

일본 어학연수를 가기 전에 몇 가지 체크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1. 어학을 배워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를 분명히 해 두어라.
(번역, 통역은 단순히 메신저가 아니다, 의사소통이 되도록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2. 어학은 말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문화를 함께 배워야 하므로 시간이 나면 열심히 돌아 다니는 것이 좋다. (일본의 경우 차비만 있으면 무료 전시장, 무료 체험관 등 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많다.)
3. 가급적 아르바이트 시간을 짧게 가지는 것이 좋다.
(물론 생활비가 많이 드는 곳이 일본이다, 그러나 덜 번 만큼 절약을 하면 된다.)
4. 객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외롭고 서러울 때가 많아 동료끼리 어울리게 되는데 가급적 그런 시간을 피해라.
(끼리끼리 모이면 일본어 보다는 한국말을 쓰게 된다. 그리고 한국음식 만들어 먹게 되고 여기에 소주 잔을 기울이게 되면 다음은 뻔 한 일)
5. 비용이 더 든다고 변두리를 택해 숙소를 얻기 보다는 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아지트를 잡아라.
(관리비등 아낀다고 떨어진 곳을 택하면 나중에 교통비 등 다른 잡비가 많이 나가게 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교통이 불편하면 게을러져 좋지 않다.)
6. 학원이 끝나면 기숙사나 집 보다는 도서관이나 공공 시설을 자주 이용하기 편리한 곳이면 좋다.

무조건 어학연수만 가면 만사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오히려 여기서 공부하는 것 만 못할 경우가 많다. 가서 돈 아낀다고 집에 박혀 있거나, 밥하기 귀찮다고 대충 때우거나, 외롭고 쓸쓸하다고 술잔이나 기울이고 하면... 괜히 진로 걱정에 공부를 게을리 하면 정말 허송 세월을 보내게 된다.

어학은 말이 아니라 문화를 배우고 커뮤니케이션이 될 때 진정한 외국어를 한다고 하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화인재팬 칼럼리스트 윤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