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본 사람들, 여름 밤 까만 하늘에 활짝 폈다가 사라지는 불꽃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일본 사람들.
왜 그 들은 그리도 벚꽃을 보며 좋아할까?
왜 그 들은 불꽃을 보며 좋아할까?
일본인은 봄에 즐기는 벚꽃 놀이를 하나미라고 한다. 여름에 펼치는 불꽃 놀이를 하나비라고 부른다.
하나미와 하나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가지 다 활짝 피었다가 금방 사라지는 .. 한 마디로 일본의 민족성이 잘 나타내는 단어 “아싸리あっさり”다.
일본인은 봄이 되면 벚꽃이 유명한 곳을 찾아 가족끼리, 직장 동료끼리 즐긴다. 한 마디로 하나미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상상 조차 할 수 없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서 직장의 제일 말단 사원은 아침부터 아예 그리로 출근해야 한다. 그리고 저녁에 시원한 맥주에 도시락을 놓고 벚꽃 감상을 한다. 벚꽃 나무 아래서 참가한 모두가 연신 감탄사를 뱉어 낸다. 그래야 벚꽃 놀이를 하는 것이다. 벚꽃은 피어 있는 시기가 아주 짧다. 때문에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벚꽃이 핌과 동시에 꽃잎이 다 떨어져 버린다. 그래서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너무 아쉬운 나머지 눈물까지 흘리며 가는 벚꽃에 아쉬움을 더 하는 것이 일본인이다.
이렇게 하나미 계절이 끝나면, 여름엔 하나비가 있다. 도쿄 스미다가와에서 펼치는 불꽃놀이는 그 규모가 정말 크고 역사 또한 제일 오래된 하나비다. 하나비 역시 일본인들을 한 여름 밤을 환호성으로 몰아 넣어 버린다. 이 역시 제일 좋은 장소를 잡기 위해 미리 미리 예약을 해 놓지 않으면 아마도 먼 곳에서 바라만 봐야 한다. 하나비는 연화가 터지는 바로 밑에서 봐야 제 맛이 난다. 대포 터지는 소리 같이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 후 터지는 불꽃은 사람을 흥분하게 만들고 거의 미치게 만든다. 한 순간 터졌다가 아스라니 사라지는 불꽃을 보면 아마도 그 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삶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예로부터 일본의 사무라이는 한 칼에 목을 날렸고, 구차하게 죽는 것 보다 할복을 통해 명예를 지켰다. 2차 대전에서 가미가제 특공대는 비행기와 함께 전투함에 전사를 하는 것으로 명예를 택했다. 이렇듯 한번 피었다가 깨끗이 사라져 가는 벚꽃에, 활짝 피었다가 한 떨기 빛 줄기로 사라지는 불꽃에 일본인은 그렇게 미치는 것인지 모른다.
절대 남에게 굽히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던 그 들의 선조들을 생각하며 그 들은 하나미를, 하나비에 미치는 것일까?
화인재팬(Finejapa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