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문화와 습관

일본의 새해맞이

이경숙 0 4,286
일본의 새해맞이

새해를 맞는 사람들의 마음은 새로 시작되는 한해의 안녕과 발전을 빌게 된다. 물론 국가나 민족에 따라 그 풍습이 다르겠지만 근본적인 바램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흔히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르는 일본의 새해맞이는 우리의 세시풍습과 비슷한 것도 있으나 자세히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새해맞이를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일본의 세모(歲暮)행사를 먼저 알아두는 것이 순서다.
일본의 열두달 가운데 가장 바쁜 달인 12월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각종 단체나 회사,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지난 한해의 좋지 못했던 기억들을 잊어버리기 위한 '보넨카이 (忘年會)'가 열린다.
연중에 열리는 대부분의 모임이 양식당이나 호텔에서 열리지만 망년회는 모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다다미방에서 많이 열린다. 11월 초순경에 일본을 여행해보면 거리의 일본식 음식점에는 망년회 예약을 위한 광고물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망년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먹고, 마시고, 노래부르는 여흥을 즐긴다.
근래에 들어서는 가라오케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비디오 화면에서 펼쳐지는 영상과 가사를 따라 노래하는 비데오케 (비디오+가라오케)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자리는 긴장의 연속속에서 한해를 지내온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행사가 된다.

새해맞이 행사는 새해를 맞기 며칠전에 하는 '오소지(お掃除)'로 시작된다.
온 집안을 청소하는 오소지는 묵은 것을 모두 버리고 새해에 거는 기대를 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진공청소기 등 청소도구가 발달하면서 이 풍습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일본의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새해맞이 행사는 찹쌀로 떡을 빚는 '모찌만들기'다.
모찌는 찹쌀가루를 쪄서 동글동글하게, 혹은 네모나게 모양을 만드는 떡이다.
모찌 만들기는 찹쌀반죽을 치대는 작업이 힘들고 많은 시간이 들어가지만 일본사람들은 만드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었다. 하지만 요즘은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모찌 등쌀에 집에서 모찌를 만드는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다.

정월 초하루 전날 가족들은 '고다쓰(덮게를 씌운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축하의 말을 한다. 그리고는 메밀국수인 '소바(蕎麥)'를 먹으며 축배를 든다.

일본에서의 신년 축제는 '쇼가쓰(正月)'라고 불리우는데 그 기간은 정월 초하루부터 초사흘까지, 더 길게는 초이레까지이다. 쇼가쓰의 첫날인 초하루에는 아침 일찍 새해의 첫 물을 푸고, 신불(神佛)을 모신 집에서는 참배를 한 뒤 된장국에 모찌를 띄운 떡국을 먹는다. 그리고는 일본의 속담 가운데 '정월 초하루는 일년의 계획을 세우는 날'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새해를 시작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일본 사람들이 새해 들어 처음 가는 곳은 절이나 신사(神社)이다. 동경에 있는 아사쿠사같은 유명한 절에서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경찰이 동원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이 나라가 얼마나 우상숭배가 강한 나라인가 알 수 있다.   

이 때에는 화려한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차려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모노는 우아한 색상의 고급 실크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워낙 비싸고 입기 불편하기 때문에 설날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다. 입는 사람들의 체형에 맞춰 만들어지는 양장과는 달리 기모노는 입는 방법에 따라 체형을 맞춰야 한다. 기모노 속에는 특별한 속옷들을 입으며 속옷들은 허리띠와 끈으로 모두 조여진다.
기모노를 입는 방법은 쉽지 않기 때문에 기모노를 입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여성이 있을 정도다. 신사에 온 사람들은 행운의 화살을 산 다음 소원을 빌고 제단에 마련된 병에 꽂아 놓는다.

우리처럼 일본 아이들은 설날 아침에 부모와 가까운 친척들로부터 세배돈을 받는다. 일본사람들은 이 세배돈에 행운이 담겨있다고 믿는데 이날만큼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부자가 되는 셈이다.
한편 일본의 아이들도 쇼가쓰 시즌에 전통놀이를 즐긴다. 아이들은 연날리기, 팽이돌리기, 일본식 배드민턴 (제기같은 것을 판자로 치는 놀이) 등과 같은 놀이를 한다.

쇼가쓰 축제의 마지막 행사날인 정월 이렛날은 '나나쿠사가유(七草がゆ)'라고 하여 미나리,냉이, 별꽃,광대나물, 수무, 무우, 떡쑥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짓찧어 죽을 끓여 먹는다. 이 풍습은 우리나라의 정월 대보름 처럼 모든 질병을 물리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행사를 끝으로 쇼가쓰는 막을 내린다.

그러나 최근에는 12월 29일경부터 다음해 1월 3일까지 계속 이어지는 신정연휴동안 온천이나 스키장을 찾거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 전통적인 새해맞기가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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